[뷰티코리아뉴스] 뷰티업계가 고전 중인 중국 시장을 대신해 서구권으로 판로를 확대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의 무역 통계에 따르면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하락했다. 올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 2000만 달러(6조7000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국가는 미국, 유럽 등 서구권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국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44.3% 증가한 1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K뷰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인디 브랜드(Indie Brand)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으로 눈을 돌려 북미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스킨1004, 티르티르, 코스알엑스, 마녀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원료주의 스킨케어를 내세우고 있는 스킨1004는 선제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일찌감치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며 미국 내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중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서구권의 비중은 51.5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4, 5월 매출 비중 역시 47.7%로 동남아시아 비중을 훌쩍 넘긴 지 오래다.
서구권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대표 제품은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 세럼’이다. 촉촉하면서도 가벼운 발림성으로 끈적이지 않는 마무리감이 서구권 소비자들의 수요를 정확히 적중했다.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뷰티 리테일 중 하나인 얼타(ULTA)의 650개 매장에 입점을 확정 짓는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6월에는 미국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맨즈 저널’에서 진행한 ‘그루밍 어워즈’에서 베스트 한국 선크림으로 선정됐다. 그 밖에도 글래머, 패션 빈스 등 다양한 매거진을 비롯해 미국 CNN의 제품 평가 전문 매체 ‘CNN 언더스코어드’의 베스트 선크림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스킨1004 관계자는 “지난 6월 런던의 K뷰티 전문 매장 ‘퓨어 서울(Pure Seoul)’에서 개최한 선크림 론칭 행사에는 ‘Glow by Ramon’을 비롯한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했다”며, “이들은 제품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100여개의 컨텐츠를 통해 1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킨1004는 서구권 매출의 가파른 상승세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티르티르는 스킨케어 중심의 K뷰티 시장에서 색조 제품을 선보이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지난 4월 아마존 파운데이션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한 뒤 6월에는 전체 뷰티 카테고리 1위에 오르며 K색조의 돌풍을 예고했다.
티르티르의 서구 시장 전략은 다양성이다. 그동안 색조 화장품은 각 인종의 피부 타입 및 색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시아 브랜드가 선뜻 진입하기 어려웠다. 티르티르는 이 점에 착안해 다양한 피부톤을 아우를 수 있도록 쿠션 쉐이드를 총 30가지로 대폭 늘렸다. 미국 흑인 뷰티 유튜버와의 협업으로 인지도를 쌓은 티르티르는 다양한 피부톤을 위한 제품 라인업으로 다인종 서구권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2015년부터 미국 수출을 시작한 코스알엑스는 현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북미에서 충당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얼타(ULTA)가 주최한 컨퍼런스 ‘2024 ULTA Beauty Field Leadership Conference'(ULTA FLC)’에도 참여하는 등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에는 대표 제품 ‘어드밴스드 스네일 96 뮤신 클렌저’가 얼타뷰티 K뷰티 카테고리 톱7에서 2위에 등극해 주목받았다.
코스알엑스의 인기 요인은 가성비다. 특히 클렌저의 경우 25달러 내외로 부담이 없는 데다 달팽이점액여과물 함유로 피부 진정 효과까지 가격 대비 좋은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코스알엑스는 지난 3월 미국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데에 이어 오는 3분기까지 전 매장의 75%가량 입점을 확정 지으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마녀공장 역시 미국을 필두로 한 해외사업을 확장하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퓨어 클렌징 오일’의 경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169%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처음 미국에 수출된 해당 제품은 우수한 세정력 및 보습력으로 입소문을 탄 이후 아마존, 코스트코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올해 7월부터는 미국 전역의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 300여개에 새롭게 입점해 ‘퓨어 클렌징 오일 듀오 세트’로 매출 극대화에 나선다.
같은 달 미국 전역에 위치한 얼타의 470개 매장에도 새롭게 진출해 미국 소비자 접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베스트셀러인 클렌징 오일뿐만 아니라 '비피다 바이옴 콤플렉스 앰플' 등 입점 제품군도 다변화한다. 마녀공장은 아마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일본에 치우쳐져 있던 매출 비중을 미국 등 북미로 다각화해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30일 뷰티코리아뉴스에 “K컬처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권에서 K뷰티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1, 2세대 K뷰티가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인디브랜드를 필두로 한 3세대 K뷰티는 서구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